미래의 고전 시리즈 26권. 무려 367편이나 응모된 중.단편동화 가운데 치열한 경쟁과 강도 높은 심사 과정을 거쳐 수상작으로 뽑힌 열두 편의 동화 중, 아홉 편의 동화를 엮어 담은 ‘제9회 푸른문학상 동화집’이다. 표제작 「나의 철부지 아빠」는 철없는 미혼부 아빠를 돌보느라 잔소리가 마를 날이 없는 아이의 생활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마법을 부르는 마술」은 뛰어난 마술 실력으로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성영이의 등장에 애가 탄 효성이가 결국 성영이의 진심을 깨닫고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내 얼룩이」에서는 코시안 아이가 자신의 처지를 닮은 동네 떠돌이 개와 얽히면서 겪게 되는 가슴 찡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공개입양을 다룬「오늘은」은 입양아들이 겪게 되는 섬세한 심리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또한 현상이나 대상에 대한 관점과 시각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인 「환승입니다!」와 「우리에게 필요한 마법 가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현실 사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드러내고 있는 「너, 그 얘기 들었니?」와 「공짜 뷔페」등의 작품들이 담겨 있다.

‘마술 연필’로 삶의 오묘한 빛깔들을 다채롭게 그려 낸 동화집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동화집 『나의 철부지 아빠』 출간!
해마다 치러지는 수많은 공모 제도를 통해 패기 있는 신인작가들이 아동청소년문학계에 발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벼려낸 보석 같은 작품들은 심사위원들은 물론이고 독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신선한 충격과 기대감을 불러온다. 그 중에서도 아동청소년문학 분야에서 ‘신예작가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푸른문학상’의 존재감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짧은 분량의 원고 안에 탄탄한 플롯과 흥미진진한 서사, 생명력 있는 캐릭터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까지 담아내어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중·단편동화 부문의 경우, 타 공모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작품들을 배출한다는 평과 함께 이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와 만족도도 남다르다.
이러한 ‘푸른문학상’이 올해로 제9회를 맞이하였다. 아동청소년문학의 층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문학상 공모제인 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각 부문의 응모 편수도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작가적 역량을 발견할 수 있는 신인작가들의 기발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들도 많이 응모되어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이번에 출간되는 『나의 철부지 아빠』는 무려 367편이나 응모된 중·단편동화 가운데 치열한 경쟁과 강도 높은 심사 과정을 거쳐 수상작으로 뽑힌 열두 편의 동화 중, 먼저 출간된 『방귀 스티커』와 『발차기만 백만 번』을 제외한 아홉 편의 동화를 소보록하게 담은 ‘제9회 푸른문학상 동화집’이다. 독자들은 철없는 미혼부 아빠 때문에 걱정이 마를 날이 없는 아이가 아빠의 속 깊은 사랑을 깨닫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나의 철부지 아빠」를 비롯해 세상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찾아낸 신인작가들의 밝은 눈에 신선한 자극과 충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의 오묘한 빛깔을 다채롭게 그려 내는 ‘마술 연필’을 지닌 신인작가들이 앞으로 부려 놓을 작품들에 대한 기대에 가슴이 설렐 것이다.

아이들 내면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건져 낸 여덟 명의 ‘새로운 작가’들
아이와 어른을 구분 짓는 경계는 나이이다. 하지만 그 경계가 불분명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 기준이 온당한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철없는 부모와 일찌감치 철이 든 아이들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아이들의 내면에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나 세상 경험만으로 섣불리 재단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자리하고 있다. 아이들은 때론 어른들보다 더욱 사려 깊고 배려 있게 행동하며 공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도 안다. 『나의 철부지 아빠』가 담고 있는 것은 바로 이렇게 무한히 넓고도 깊은 아이들의 세계와 내면이다.
표제작 「나의 철부지 아빠」는 철없는 미혼부 아빠를 돌보느라 잔소리가 마를 날이 없는 아이의 생활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아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양보하는 법도 없고 살림은 뒷전이며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들어오기 일쑤인 아빠. 경태는 이런 아빠를 보살피며 다른 친구들이 피시방을 들락거리는 만큼 반찬가게를 찾는, 너무 일찍 철이 든 아이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인해, 지금까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엄마가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처를 입고 아빠에게 냉담해진다. 그 와중에 아빠는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데……. 그러나 경태가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부자 사이를 오가던 팽팽한 긴장과 차가운 기류는 한껏 누그러진다. 가족 해체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참신한 느낌을 줄 뿐 아니라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생동하며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의 솔직한 심리를 형상화해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이 책을 읽는 재미를 한껏 고조시킨다. 「마법을 부르는 마술」은 뛰어난 마술 실력으로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성영이의 등장에 애가 탄 효성이가 결국 성영이의 진심을 깨닫고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내 얼룩이」에서는 코시안 아이가 자신의 처지를 닮은 동네 떠돌이 개와 얽히면서 겪게 되는 가슴 찡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공개입양을 다룬「오늘은」은 입양아들이 겪게 되는 섬세한 심리를 밀도 있게 그리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또한 현상이나 대상에 대한 관점과 시각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인 「환승입니다!」와 「우리에게 필요한 마법 가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현실 사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드러내고 있는 「너, 그 얘기 들었니?」와 「공짜 뷔페」등의 작품들이 이 동화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나의 철부지 아빠』는 신인작가들의 데뷔작을 모은 앤솔러지이지만 만만치 않은 작가적 역량을 느낄 수 있는 동화집이다. 독자들은 신인작가들의 역량에 감탄하는 것은 물론, 기초가 탄탄하게 잘 다져진 작품들을 통해 원석이 아닌 반짝이는 보석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주요 내용
‘환승’이라는 이름에 대한 불만을 유머로 승화시키며 삶에 대한 희망을 형상화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환승입니다!」외 1편, 특기로 마술을 하는 두 아이의 경쟁 심리와 우정을 자연스럽게 잘 그려 낸 「마법을 부르는 마술」, 코시안이라는 이유로 동네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동우가 떠돌이 개와 친해지면서 겪게 되는 가슴 찡한 사건을 형상화한 「내 얼룩이」, 초등학교 교실을 뒤흔든 루머가 퍼지는 과정과 그로 인한 결과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속도감 있게 그린 「너, 그 얘기 들었니?」, 부모가 돌보지 않는 가난한 형제가 예식장 뷔페를 찾아다니며 끼니를 해결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공짜 뷔페」, 자신을 괴롭히던 동네 형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폭력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의 이야기인「우리에게 필요한 마법 가면」, 섬세한 심리 묘사와 재치 있는 문장으로 공개 입양이라는 소재를 신선하게 형상화한「오늘은」, 철없는 미혼부와 너무 일찍 철이 든 아이의 시끌벅적한 생활을 경쾌하게 그린 「나의 철부지 아빠」 등 아홉 편의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이 실려 있다.

소문은 그렇게 작은 소리로 시작됐다. 둘만 알고 있자는 약속과 함께 비밀스럽게.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소문은 무섭도록 빨리 퍼져 나갔다. 거짓에 거짓이 보태지며 점점 더 소리를 높여갔다. 끝내 진실을 다 가려 버릴 때까지, 누군가 마음을 다칠 때까지……. 그런데 진실은 왜 다들 혼자만 알고 있는 걸까? 이렇게 거짓이 살아 있는데도. 또 다시 퍼져 나가고 있는 데도.
떠들어 대던 많은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 가운데에는, 내가 있었다. 입을 꾹 다문 채. 가만히 있으면 조용히 지나갈 거라고, 괜히 나설 일은 아니라고, 이제 다 끝난 일이니 됐다고, 들키지만 않으면 됐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아빠는 여전히 폼을 잡은 채 떳떳하게 말했다. 그러고 나서 아빠는 떡볶이 만드는 법을 배우겠다고 인터넷을 뒤지고 할머니한테 전화하고 난리가 아니었다.
“아이고. 이거 아빠가 아들 생일상 차리다가 힘들어서 쓰러지겠다.”
아빠가 한바탕 벌여 놓고 떡볶이 만들기 연습을 하다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으, 으아악!”
의자에 앉던 아빠가 비명을 질렀다.
“아빠! 왜? 엉덩이에 났던 뾰루지 아직도 안 없어졌어?”
“으응, 다시 도졌나 봐.”
아빠가 얼굴을 찌푸리며 신음 소리를 냈다.
“아빠. 내가 좋은 생각이 났는데, 까도남 자세로 앉아 봐.”
“난데없이 까도남 자세가 뭔데?”
(중략)
“응. 맞아. 그러니까 아픈 데가 의자에 안 닿지? 그 자세에서 이렇게 한쪽 손으로 턱까지 괴고 앉으면 더 멋져 보일걸?”
나는 책에서 본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처럼 턱까지 괴어 보였다. 아빠는 내가 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 했다. 우리 아빠가 무슨 광고 모델이라도 된 것처럼 멋져 보였다.

환승입니다! 외 1편 /하은유 단편동화
마법을 부르는 마술 /김은중 단편동화
내 얼룩이 /김선영 단편동화
너, 그 얘기 들었니? /김윤희 단편동화
공짜 뷔페 /임근희 단편동화
우리에게 필요한 마법 가면 /이정선 단편동화
오늘은 /김진희 단편동화
나의 철부지 아빠 /신혜영 단편동화
머리말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