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이든 엄마는 다 비슷한가 보다. 아이들 말은 믿어주지 않고, 자기가 한 잘못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그머니 무마하고, 항상 잔소리만 늘어놓고, 만화와 오락이라면 펄펄 뛰고, 동생만 예뻐하고, 말만 하면 말대꾸한다고 야단치고... 그래서 아이들은 가끔 엄마를 마녀같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주인공 두리 역시 마찬가지. 엄마는 징징 우는 것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동생 누리만 예뻐한다고 생각하는 엄마가 진짜 엄마인지 궁금해진다. 또, 엄마의 잔소리와 야단이 지겨워 하루 정도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어린애다운 소망을 빌어보기도 한다.

어느 집이든 있을법한 엄마와 아들 사이의 알콩달콩한 다툼과 사랑이 담긴 이야기를 익살맞게 풀어나간다. 엄마와의 문제에 대해 두리는 너무도 진지하게 고민하지만, 읽는 사람은 두리의 독백을 듣고 웃지 않을 수 없다. 소박한 이야기지만 어린이의 생활과 심리에 밀착한 글과 그림이 공감을 끌어낸다."이번엔 엄마가 참겠어. 누가 스티커를 붙였든 아무튼 거짓말하는 것은 정말 나쁜 짓이야. 가서 세수들하고 저녁 먹을 준비해."그리고 부엌으로 갔어요.또리가 엄마 뒤를 쫄랑쫄랑 따라갔아요.엄마는 누리의 짓이라는 것을 눈치챈 게 분명해요.공연히 생사람을 잡은 게 미안해서 슬그머니 넘어가려는 거예요. 그렇다면 누리를 야단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나는 엄마가 누리를 왜 야단치지 않는지 알고 있어요.이제 와서 그러는 것이 창피한 거겠지요.비겁한 엄마. 내가 실수했을 때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으면서, 자기 실수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슬쩍 넘어가 버리다니. 나도 엄마를 야단치고 싶었어요.-본문 pp.22~23 중에서

스티커 사건
산책은 괴로워!
무지개 사냥
물총 싸움
천사표 우리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