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저고리와 엄마》는 권정생 선생님을 비롯한 여덟 분의 아동문학가들의 단편 동화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우리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우리의 향토적인 색채를 알게 하고, 가족과 이웃에 대한 깊은 사랑과 배려를
깨우쳐 주는 뛰어난 여러 작품들이 잘 어우러진 책입니다.
엄마 저고리는 엄마가 손수 물레를 잣고 베틀로 꽁꽁 짜고 정성스럽게 바느질을 해서 지은 옷입니다.
엄마의 일곱 명의 아기들은 모두 엄마 저고리에 코를 박고 엄마의 젖 냄새를 맡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그 많은 사랑스러운 아이들 하나하나의 예쁜 모습과 웃음소리를 고스란히 저고리에 담아 두었습니다.
일본의 긴 칼이 아름다운 아침의 나라를 다스리게 되자, 한숨으로 나날을 보내던 아빠는 끝내 집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빠는 일본 헌병의 총칼에 찔러 죽었으리라는 슬픈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그렇게 나라를 빼앗긴 설움의 세월과 그 후에 이어진 동족 상잔의 아픔의 세월 속에서 엄마의 사랑하는 여섯 아이들은 제각각 가슴아픈 사연을 가지고 엄마 곁을 떠났습니다. 엄마는 전쟁 중에 절름발이가 되어
7남매 중 엄마 곁에 혼자 남은 막돌이와 함께 아빠가 남겨 두고 간 앞산의 뙈기밭에 목화를 심어 목화밭을 일굽니다. 그러나 월남에 간 막내 무돌이의 전사통지를 받고서 그만 자리에 누워 버린 엄마는 끝내 일곱
아이들을 저고리 품에 안고 영원히 고향으로 가 버렸습니다.
막돌이는 때가 묻은 엄마 저고리를 가지고 엄마가 김을 매던 목화밭이 있는 산으로 올라가 산마루 청솔가지 위에 펼쳐 놓았습니다. 그 때 마침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엄마 저고리는 비에 젖어 펄펄
나부끼다가 바람에 날려 공중에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하늘 가운데 사뿐히 걸린 엄마 저고리를 가운데 두고 무지개가 피어나고, 일곱 빛의 촛불이 따스한 그림처럼 엄마 저고리를 밝혔습니다.

이영호 .. 보이나 아저씨 / 8
별을 따려는 아이 / 24
　
조대현 .. 또 리 / 46
종달새와 소년 / 58
　
김일환 .. 돌배섬 / 70
　
강준영 .. 진주조개 이야기 / 90
그리움 나무 / 96
날 개 / 108
김선주 .. 전쟁과 소년 / 122
벙어리와 꽃씨 / 134
신상철 .. 귤나무야, 고마워 / 150
오세발 .. 말하는 항아리 / 164
방울을 흔드는 목사님 / 174
권정생 .. 무명저고리와 엄마 / 180
나사렛 아이 / 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