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 아래 있는 하얀 벤치를 중심으로 공원에서의 하루 일상이 보여진다. 한가롭게 공원을 산책하는 할아버지, 엄마와 놀러나온 아가, 애인을 기다리는 청년, 한꺼번에 몰려나온 아이들이 등장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어느새 저녁이 된다.

가장 큰 장점은 잔잔한 그림 속 여기저기에 볼거리를 가득 펼쳐 놓았다는 것. 공원의 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커다란 그림에서 갖가지 모습을 취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혼자 신문을 읽는 사람, 그네에 쓸쓸히 앉아있는 아저씨, 그림 그리는 화가, 공놀이 하는 사람들... 한 장의 그림으로 끝없는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가끔씩 등장하는 작은 그림들도 또 하나의 재미.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작은 그림들을 이어 만화와 같이 구성해 놓은 것이다. 작은 그림들이지만 그 속에서 갖가지 포즈를 취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별다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듯 하지만, 어찌보면 순간순간이 사건의 연속인 공원의 하루를 재미나게 표현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