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생김새를 지녔지만 남다른 호기심으로 우리를 즐겁게 했던 Suzy Goose. 이번엔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는 다른 거위들 사이에서 소음을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괴로워하네요. 급기야 그녀는 꽉꽉거리는 거위 친구들을 피해 조용한 숲 속으로 산책을 나섭니다. 주인공 Suzy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뒤따르는 여우와 늑대 그리고 커다란 곰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줍니다. 거위가 위험에 처해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등장한 올빼미. 거친 붓 터치로 사실감과 생동감을 최대한 살린 올빼미가 클로즈업된 모습과 뒤이어 여우, 늑대, 곰이 혼비백산 흩어지는 모습은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이자 유쾌한 반전으로 기억되는 장면입니다.

단순하지만 발단-전개-절정-결말의 구도를 확실히 갖춘 이 작품은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운 나들이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또한, 혼자서 낯선 곳으로 떠났다가 결국 안전하게 친구들 곁으로 돌아오는 스토리 전개는 아이들의 안도감을 충족시켜 줍니다. 그리고 혼자 있을 때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여럿이 함께 있음이 보다 포근하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새삼 공감하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