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Parent's Choice Award에 선정된 이 책은 한 소년이 꿈속에서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 세계 여러곳에 살고 있는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소년과 강아지의 기차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코끼리의 상아가 잘리고, 숲이 사라지고, 온갖 동물들이 병들어 가는 세계 곳곳의 위험한 상황에 대해 인지하게 됨과 동시에, 소년과 강아지가 그 동물들을 하나씩 기차에 태워 구해주는 모습에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강력한 환경에 대한 메세지를 주제로 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자칫 무겁고 심각하게 그려질 수 있는 내용이 쾌활한 분위기로 유지되는 것은 어린이의 마음과 언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작가의 솜씨가 발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림을 지우개로 지운 흔적이나, 덕칠하고, 긁어내는 등의 다양한 화법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픈 아이들의 표현 욕구를 충족시켜 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기차와 동물이 등장하는 이 책에서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소년과 학, 코끼리 등 각 동물들의 크기가 모두 비슷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맹수로서가 아니라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로서 동물들을 대하는 어린이의 생각을 잘 표현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하룻밤의 기차여행은 소년이 집으로 다시 돌아옴으로써 끝을 맺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구조는 아이들에게 모험심과 동시에 안정감을 심어주고 여행을 통해 우리 삶 속에 동물들이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반복되는 문장이 더욱 재미를 더하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은 멸종 위기의 동물보존이라는 환경 메세지와 더불어 요즘의 동화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담하고 독특한 그림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