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하나로 유럽을 뒤흔든 당대 최고의 괴짜 요리사 이야기. 아홉 살에 학교에서 쫓겨난 개구쟁이 소년이 나이팅게일도 감동시킨 19세기 최고의 요리사가 되기까지, 그 파란만장한 삶을 담았다. 음식이 필요한 곳이면 전쟁터든 가난한 사람들의 거리든 가리지 않고 달려갔던 인자한 요리사 알렉시스의 일대기를 기본으로 하고, 발명가로서의 활약상을 다루기도 한다.

책에는 요리사라는 개인적인 꿈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 그리고 편리한 주방 기구를 발명한다거나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법을 개발하는 등 요리의 대중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인간적인 면모도 함께 이야기한다. 말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는데도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걱정하고, 쇠약한 몸으로도 친구 수십 명을 초대하여 만찬을 베푸는 모습 등 통 크고 정 많은 알렉시스의 성격을 살펴보기도 한다.

저자인 앤 아널드는 30년 간 정물화를 그려 온 전문 화가로, 손수 키운 야채와 과일, 직접 수집한 오래된 그릇들을 꾸준히 그리면서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섬세한 그림은 시선을 오래 붙들어 둔다. 알렉시스가 유명 건축가와 함께 설계한 최고급 주방, 전쟁터 한복판의 이동식 야외 주방과 최초의 주방 시계, 무적의 달걀찜기 등 알렉시스 표 발명품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크림 전쟁 당시 군부대 급식 시설과 주방기구들을 살펴 보며 100년 전 유럽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것도 책을 보는 기쁨 중 하나. 한편 끝에는 작가가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히 그린 알렉시스 표 조리법이 실려 있어 직접 실습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