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중독증>은 지난 4월 출간된 첫 번째 장편소설 <테디보이>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열에 당당히 자리잡은 여고생 작가 은반지(유정아)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인터넷상에서의 은반지 데뷔작에 해당하는 <키스중독증> 역시 그녀의 팬클럽인 다음카페의 '반지귀신' 들로부터 폭발적인 성원을 받았던 작품. 열독률에 있어서는 오히려 <테디보이>를 능가하고 있다. <키스중독증> 역시 남녀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랑과 우정의 쌍곡선을 그려나간다는 점에서 <테디보이>와 일정한 연결선상에 놓여지지만, 7살, 9살짜리 꼬마 시절의 약속을 고교, 대학을 거치며 끝까지 지켜나간다는 컨셉은 어떤 이모티콘 소설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설정이다. 현재 그녀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또래의 고교생들은 물론 이미 오래 전에 그 터널을 거쳐온 어른들이 읽어도 소꿉장난과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슬몃 웃음을 지을 만하다.

<키스중독증>은 부모와 떨어져 혼자 살아가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명랑 소녀 유수영과 어느날 문득 그녀를 찾아온 낯선 꽃미남 안소민으로부터 시작된다. 안소민과 유수영은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여보' '당신' 이라 부르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소꿉친구. 하지만 두 꼬마의 어린 사랑은 수영의 이사와 함께 산산조각 부서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두 사람의 소꿉장난 같은 사랑의 결과로 남은 것은 대충 손으로 찢은 스케치북에 삐뚤빼뚤하게 씌어진 '사랑의 맹세'와 어린 수영의 손바닥 도장뿐.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어느날 안소민이 수영을 찾아온 것은 그야말로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의 설정이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너무나 어렸던 유수영은 어린 시절의 약속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주석고등학교의 킹가 현우와 사랑에 빠져 있었으니.... <키스중독증>은 이외에도 유수영의 절친한 여자친구 권지희, 누나를 하늘이 내린 천사로 알고 사랑하는 남동생 유수민, 소민과는 달리 언제나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이민호와 그의 동생 이민재, 얼음마녀 같은 차가운 아름다움을 뽐내는 비운의 주인공 한지민 등이 동화 같은 사랑의 스토리를 함께 엮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