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장자>. 어른도 읽기 힘든 <장자>를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바꾸었다. '조삼모사', '서시', '미생'과 같이 널리 알려진 <장자>에 수록 된 이야기 중 우화나 재미난 일화를 중심으로 24편을 가려 뽑았다. 먹선과 수채화의 밝은 느낌이 어우러진 삽화가 독특한 느낌이다.

같은 재주라도 쓰는 사람의 지혜에 따라 크고 작음이 결정되는 '손트는 약', 추녀가 이맛살을 찌푸리는 미녀를 따라했다가 웃음거리가 된 이야기, 자기 재주만 믿고 계속 까불다가 큰 화를 당하게 되는 '날아가는 화살을 잡은 원숭이' 등 삶의 지혜와 교훈을 심어 주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었다."나는 지금 물이 없어 말라죽게 되었으니, 요 아래 개울에서 물 한 그릇만 떠다가 내 몸에 부어주시구려.""미안하지만, 지금은 갈 길이 바쁘단다. 내가 내일 돌아올 적에 맑은 물을 잔뜩 길어다 주마."이 말을 들은 잉어가 헐떡거리며 겨우 겨우 입을 열었어요."지금 내게 필요한 건 단 한 그릇의 물이라오. 내일이라면 생선 가게에서 내 시체나 찾으시구려."이 말을 남기고 잉어는 그만 숨이 끊어져 버렸대요.-본문 pp.78~80 중에서

손 트지 않는 약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사마귀가 앞다리로 수레를 막다
쓸모없으니까 오래 살았지
오리 다리는 짤막, 학 다리는 길쭉
도둑을 도와준 주인
이맛살만 찌푸리면 다 예쁜가?
작은 걸 버려야 큰 걸 얻지
우물 안 개구리의 자랑
남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다가
올빼미의 쓸데없는 걱정
새한테 술은 왜 먹여
매미 잘 잡는 꼽추 아저씨
싸움을 가장 잘하는 닭
까치야 까치야 뭐 하니?
나 혼자는 할 수 없어요
날아가는 화살을 잡은 원숭이
고깃국 먹을 팔자
지금 물을 주세요
큰 고기를 잡으려면
나는 상 받기 싫어요
다리 밑에서 만나요
어떻게 그림자를 떼어 낼까?
보석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라